공정하게 팀 나누는 방법 5가지와 고르는 기준
팀을 나누는 일은 5분이면 끝날 것 같지만, 방법을 잘못 고르면 그날 모임의 분위기가 팀 편성에서 갈립니다. 어떤 방법이 "공정"한지는 무엇을 공정이라고 부르느냐에 따라 달라지므로, 방법을 고르기 전에 그 기준부터 정하는 편이 빠릅니다.
먼저 정할 것: 무엇이 공정한가
팀 나누기의 공정함은 두 가지로 갈라 볼 수 있습니다.
| 기준 | 묻는 것 | 잘 맞는 자리 |
|---|---|---|
| 절차의 공정 | 누구나 같은 조건으로 뽑혔는가. 누가 조작할 여지가 없었는가 | 회식, 워크숍, 레크리에이션, 처음 보는 사람이 섞인 자리 |
| 결과의 균형 | 나뉜 팀의 전력이 비슷한가.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지 않는가 | 정기 풋살·농구, 사내 리그, 점수를 매기는 대회 |
완전히 무작위로 뽑으면 절차는 가장 공정하지만, 운이 나쁘면 잘하는 사람이 한 팀에 몰립니다. 반대로 결과의 균형을 맞추려고 사람이 개입하면 "왜 쟤가 우리 팀이야"라는 의심이 따라붙습니다. 그래서 아래 다섯 가지 방법은 이 두 기준 사이의 어디쯤에 서 있는지로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방법 1. 제비뽑기·번호 추첨
가장 오래된 방법입니다. 팀 수만큼 색이나 글자를 정하고, 인원수에 맞는 쪽지를 만들어 한 장씩 뽑습니다. 12명을 3팀으로 나눈다면 A·B·C 쪽지를 네 장씩 만듭니다. 인원이 딱 나누어떨어지지 않으면 어느 팀 쪽지를 한 장 더 넣을지 미리 정해 둡니다.
- 장점: 규칙이 단순해서 설명이 필요 없고, 뽑는 과정을 모두가 직접 보니 조작을 의심하기 어렵습니다.
- 단점: 전력이 쏠릴 수 있습니다. 쪽지를 준비하는 시간이 들고, 인원이 많으면 줄이 길어집니다.
- 요령: 쪽지는 반으로 접어 같은 모양으로 만들고, 뽑은 사람이 한꺼번에 펼치게 하면 먼저 본 사람이 눈치를 보는 일이 없습니다. 쪽지 수는 인원수와 정확히 같아야 하고, 뽑기 전에 상자를 한 번 열어 보여 주면 의심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방법 2. 뱀 드래프트
조장 몇 명이 번갈아 한 명씩 고르되, 한 바퀴를 돌 때마다 순서를 뒤집는 방식입니다. 일반 드래프트는 "A, B, A, B"로 가서 처음 고르는 쪽이 계속 유리하지만, 뱀 드래프트는 "A, B, B, A, A, B, B, A"로 갑니다. 첫 번째로 가장 잘하는 사람을 고른 A는 두 번째 바퀴에서 뒤쪽 순번을 받습니다.
| 팀 수 | 1바퀴 | 2바퀴 | 3바퀴 |
|---|---|---|---|
| 2팀 | A → B | B → A | A → B |
| 3팀 | A → B → C | C → B → A | A → B → C |
| 4팀 | A → B → C → D | D → C → B → A | A → B → C → D |
- 장점: 실력 차이를 아는 모임에서 팀 전력이 가장 비슷해지기 쉽습니다. 조장에게 책임이 생겨 팀 결속이 좋아집니다.
- 단점: 고르는 순서에서 뒤로 밀린 사람이 상처받을 수 있습니다. 조장의 눈에 누가 잘하는지가 공개되기 때문입니다.
- 요령: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는 대신 종이에 적어 한꺼번에 공개하거나, 참가자가 눈을 감고 있는 동안 조장이 고르게 하면 이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방법 3. 등급을 매겨 나누는 균형 편성
실력 차이가 분명한 모임에서 쓰는 방식입니다. 참가자를 상·중·하 같은 등급으로 먼저 나누고, 등급별로 무작위로 팀에 배분합니다. 예를 들어 12명이 3팀이고 상 3명, 중 6명, 하 3명이라면 각 팀에 상 1명, 중 2명, 하 1명씩 들어갑니다. 절차는 무작위이고 결과는 비슷한 구성이 됩니다.
어려운 부분은 등급을 누가 매기느냐입니다. 운영자 혼자 정하면 불만이 나오기 쉬우니, 지난 대회의 순위나 기록처럼 객관적인 기준을 쓰거나, 각자 자기 등급을 적고 두세 명이 서로 평가한 평균을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등급을 공개할 필요는 없습니다. 운영자만 알고 팀 구성만 알리면 됩니다.
방법 4. 조장을 먼저 정하고 나머지를 배분
뱀 드래프트와 비슷해 보이지만 조장이 고르지 않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팀마다 조장을 먼저 정해 각 팀에 고정하고, 나머지 인원은 무작위로 나눕니다. 조장은 자원자, 지난 경기의 승리 팀 대표, 가위바위보 승자 등 모임에서 합의한 방식으로 정합니다.
팀을 이끌 사람이 필요한 조별 과제나 대회에 알맞습니다. 단, 같은 사람이 매번 조장이 되지 않도록 지난번에 조장을 한 사람은 이번에 제외하는 규칙을 함께 두면 좋습니다.
방법 5. 컴퓨터 추첨
이름 목록을 넣고 프로그램이 섞는 방법입니다. 사람이 하는 추첨과 달리 인원이 40명이어도 같은 속도로 끝나고, 결과가 화면에 그대로 남으며, 같은 명단으로 다시 돌리기도 쉽습니다. 회의실 화면에 띄워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하면 "미리 정해 놓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덜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컴퓨터 추첨은 "결과가 마음에 안 드니 한 번 더"를 너무 쉽게 만듭니다. 다시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이 불만을 키우므로, 재추첨을 허용할지는 시작하기 전에 정해 두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추첨 전에 정할 규칙 5가지에서 따로 다룹니다.
이 사이트의 PIXEL DRAFT 도 컴퓨터 추첨 방식입니다. 완전한 무작위이고, 보장하는 것은 팀 사이 인원 차이가 최대 한 명이라는 점뿐입니다. 뱀 드래프트처럼 순서를 번갈아 주거나 실력을 반영해 균형을 맞추는 기능은 없습니다. 실력 균형이 중요한 자리라면 방법 3의 등급을 먼저 나눈 뒤 등급별로 따로 추첨하는 식으로 쓰면 됩니다.
상황별로 고르는 기준
| 상황 | 추천 방법 | 이유 |
|---|---|---|
| 회식·워크숍 레크리에이션 | 제비뽑기 또는 컴퓨터 추첨 | 서로 모르는 사람이 섞이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 무작위가 가장 자연스럽다 |
| 정기 풋살·농구 모임 | 등급 균형 편성 | 매번 일방적인 경기가 되면 오래 못 간다 |
| 조별 과제·학교 활동 | 조장 먼저 정하고 나머지 무작위 | 역할을 맡을 사람이 필요하고 불만 처리가 쉽다 |
| 점수와 상품이 걸린 대회 | 뱀 드래프트 + 공개 기록 | 선택 과정이 투명하고 책임 소재가 분명하다 |
| 당일 급하게 나누기 | 번호 추첨 또는 컴퓨터 추첨 | 준비 시간이 거의 들지 않는다 |
실패를 줄이는 체크리스트
- 이번 모임에서 더 중요한 것이 절차의 공정인지, 결과의 균형인지 한 문장으로 정한다.
- 팀 수와 팀별 인원을 먼저 계산한다. 인원이 안 맞을 때의 처리는 팀 수와 남는 인원 정하는 법에 표로 정리해 두었다.
- 재추첨과 교환을 허용할지 시작 전에 말한다.
- 결과는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남긴다. 화면 캡처나 문자 복사면 충분하다.
- 한 번 정한 팀은 그날의 규칙대로 끝까지 간다. 팀을 바꾸고 싶다면 다음 판에 바꾼다.
팀을 나누는 방법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어떤 방법을 택하든 왜 그 방법을 골랐는지를 한 줄로 설명할 수 있으면,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어도 모임은 큰 문제 없이 넘어갑니다.
이 글의 방식을 화면으로 해 보고 싶다면 PIXEL DRAFT 에서 이름만 넣고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가입도 설치도 없습니다.